본 연구는 일제시기 낙동강 상류 예천을 대상으로, 근대 수리정책이 형성한 공간적 불균형과 그로 인해 나타난 구조적 재해의 양상을 분석했다. 예천은 조선후기까지 보와 제언 등 공동체 기반의 수리망을 통해 농업 생산을 유지해 왔으나, 일제의 수리조합 정책이 경제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사업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후순위에 배치되었다. 이러한 배제는 자연·지형적 제약 때문만이 아니라, 본류와 평야지대를 우선하는 식민지 농정의 공간적 위계가 작동한 결과였다. 수리조합은 관개시설 확충이라는 외형적 목표와 달리 조합비 부담, 토지 통제, 지주 중심 운영이 결합된 양면적 제도였으나, 동시에 일제하에서 ‘근대’적 관개망과 국가 지원이 유입되는 핵심 경로이기도 했다. 따라서 예천은 근대화에서 단순히 뒤처진 것이 아니라, 선택적 배분 구조 속에서 구조적으로 주변화된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예천의 전통적 수리체계는 오랜 기간 공동체가 유지한 자율적 물 관리 체계로서 근대 관개망의 부재를 일정 부분 보완했지만, 1920~30년대 반복된 가뭄과 홍수와 같은 대규모 충격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특히 근대적 재해 대응체계 또한 상류 지역에서 충분히 작동하지 않아, 전통 수리망의 과부하와 제도적 공백이 중첩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결국 예천의 재해 경험은 자연적 현상을 넘어서, 선택적 수리정책과 공간적 배제가 결합해 형성된 구조적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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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Won Kang (Wed,) studied this question.
synapsesocial.com/papers/69a765d9badf0bb9e87dab45 — DOI: https://doi.org/10.52271/pkhs.2025.12.133.201
Jung Won Kang
History & the Bounda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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