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조선 후기 효제문자도에 나타난 백이·숙제(伯夷叔⿑) 고사의 변화 양상을 중심으로, 해당 전환이 어떠한 배경 속에서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닌 윤리적 의미와 시각적 함의가 무엇인지를 검토하였다. 백이·숙제 고사는 전통적으로 불사이군(不事⼆君)의 절의를 통해 ‘의(義)’의 덕목을 표상해 왔으나, 문자도에서는 어느 시점부터 그 의미가 ‘치(恥)’의 덕목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이는 단순히 고사 배치의 변동이 아니라, 공적 의리의 표상에서 내면적 수오지심의 윤리로 강조점이 이동한 조선 후기 윤리 담론의 변화와 연관된다. 이러한 전개는 문자도 유형의 변화를 통해 구체화된다. 삽입형 문자도에서 백이·숙제 고사의 도상 비중이 점차 약화되고 도원결의 고사가 ‘의’의 핵심 서사로 부상한 흐름은, 변화형 문자도에서 ‘의’는 도원결의, ‘치’는 백이·숙제 고사로 분화·고정되는 구조로 정착되었다. 특히 목판본 효제문자도는 삽입형 범주에 속하면서도 백이·숙제 고사를 ‘치(恥)’에 배치함으로써 이러한 전환을 대중적 시각문화 속으로 확산시키는 매개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변화형 문자도에서 백이·숙제 고사가 비각·비석 도상으로 치환되는 양상은, 해주 수양산 청성묘(淸聖廟)의 ‘백세청풍(百世淸⾵)’ 비석이라는 구체적 실물 참조에 기반한 조선적 시각화 전략으로 이해된다. 나아가 강원·경상·제주 지역 효제문자도 ‘치’자의 비교는 덕목 전이가 단일 경로가 아니라 지역적 미감과 조형 관습 속에서 다르게 번역·변주되었음을 보여준다. 요컨대 백이·숙제 고사의 ‘의(義)→치(恥)’ 전이는 조선 후기 윤리 담론의 재편과 문자도의 제작·유통 및 시각문화가 맞물리며 형성된 결과이며, 문자도가 덕목 표상의 재구성과 시각화 전략이 작동하는 장(場)이었음을 확인하게 한다.
Mina Yu (Sat,)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