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존재론적 전환 이후 문화연구 및 사회이론이 반복적으로 마주해 온 질문—관계는 무엇으로 구성되며, 어떻게 지속되고, 어떻게 변형되는가—에 대해 ‘습성’ 개념을 중심으로 응답한다. 논문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의 발생 시각을 하나의 대위점으로 삼아, 지질학적 축적, 방재 제도와 기술의 시간, 훈련된 신체의 반응, 신경생리학적 촉발이 한순간에 교차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이 장면에서 핵심은 경보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의식이 아니라, 반복 속에서 축적된 사건들이 어떻게 즉각적인 행동으로 현실화되는가에 있다. 이 논문은 습성을 개인의 습관이나 사회적 성향에 한정하지 않고, 관계 속에서 형성되며 반복을 통해 지속되고, 특정 조건에서 현실화되는 관계적 역량으로 재정의한다. 이를 위해 지진 조기경보와 대피의 연쇄, 꿀벌 실종을 둘러싼 복합 요인 논쟁, 안드로이드 로봇과의 상호작용에서 형성되는 불쾌감과 개성, 도시 악취와 커뮤니티 센싱의 사례를 병치 분석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습성이 단일한 원인이나 행위자의 속성이 아니라, 물질·기술·신체·제도가 얽히는 대위점에서 생성되고 변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본 논문은 습성을 관계의 결과로만 이해하는 관점을 넘어, 관계가 반복을 통해 침전되며 세계의 기본값을 형성하고, 그 결과 거주가능성이 차등적으로 배분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제안한다. 이를 통해 습성은 세계가 특정한 방식으로 ‘살아질 수 있도록’ 만드는 조건적 역량이며, 관계적 존재론을 시간성과 지속성의 문제로 확장하는 핵심 개념임을 논증한다.
Kangwon Lee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