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태국 푸껫을 사례로 해양 관문도시에서 다문화 공존이 어떠한 조건과 논리를 통해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분석한다. 기존 연구들이 푸껫의 다문화성을 역사적 교류의 결과나 관용적 사회문화의 산물로 설명해 온 데 비해, 이 연구는 다문화가 ‘존재’하는 방식과 ‘대표’되는 방식 사이의 간극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해양 항로에 기반한 관문도시의 구조, 관광을 비일상적 실천으로 재개념화하는 이론적 틀, 그리고 전경화/후경화 개념을 결합해 푸껫의 다문화 질서를 분석한다. 푸껫의 다문화 공존은 평등한 통합의 결과라기보다 약한 대표성을 전제로 한 관리된 공존의 형태로 나타난다. 해양 항로 시기에 형성된 관문도시의 구조는 강한 시민성과 동등한 대표성의 제도화를 지연시켰고, 그 위에서 관광은 어떤 문화가 ‘보여질 수 있는가’를 선별하는 규범적 장치로 작동했다. 특히 유네스코 미식 창의도시 선정과 채식주의자 축제 사례는 중국계·페라나칸 문화가 관광과 유산, 미식 담론을 통해 전경화되는 반면, 말레이 무슬림 공동체는 억압이나 배제보다는 후경화의 방식으로 관리되는 과정을 잘 보여 준다. 이 연구는 이러한 다문화 질서를 억압과 관용의 이분법으로 환원하지 않고, 전경화/후경화와 약한 대표성 개념을 통해 ‘관리의 정치’로 재개념화한다. 나아가 문화적 공진화의 관점을 도입함으로써, 푸껫의 다문화 공존을 갈등의 부재라는 성취와 대표성의 불균형이라는 한계를 동시에 지닌 비대칭적 공존의 형태로 해석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다문화 도시를 평가하는 기준을 갈등의 유무에 서 대표성의 배분과 가시성의 정치로 전환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Yuseok Han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