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애착 및 노동에 관한 지배적 서사는 사회적 관계와 노동 과정에서 인간의 존재 가치가 소외되고 비가시화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본 연구는 현대인이 기계적 도구를 매개로 삼아 역설적으로 가장 진솔하고 안전한 형태의 인간적 애착을 재건하려는 현상에 주목한다. 이 논문은 ‘그림자 노동’의 전형인 폭토메이션(faux-tomation)에서 인공지능 에이전트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단계로서 ‘버추얼 아이돌(virtual idol)’ 사례를 고찰한다. 질적 인터뷰에 기초하여, 실제 아이돌과 구별되는 버추얼 아이돌의 매력은 무엇이며, 팬덤이 가상의 아바타와 본체 사이에서 어떠한 기제를 통해 애착을 형성하는지 탐구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외면적 비주얼과 이벤트성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실제 아이돌과 달리, 버추얼 아이돌은 고빈도의 상호작용을 통한 정서적, 청각적 애착으로 차별화된 매력을 형성한다. 둘째, 버추얼 아이돌과의 애착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그룹에 따라 아바타와 본체 간의 존재론적 일체성뿐만 아니라 분리가 나타났다. 무대 퍼포먼스 비중이 높은 그룹의 팬덤은 가상 아바타와 인간 본체라는 ‘이중 주체성’을 인식하고 상황에 따라 애착 대상을 분리하는 ‘선택적 이중 애착’을 보였다. 반면, 소통 중심의 라이브 방송을 핵심으로 하는 그룹의 팬덤은 아바타를 본체의 인격이 투영된 매개체로 인식하며, 분리 불가능한 일원화된 페르소나로서의 일체감을 중시하였다. 나아가 아바타의 외면이 지닌 기계적 가상성은 오히려 팬들이 본체 내면의 인간성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역설적 기제로 작용하였다. 본 연구는 기술적 매개체가 인간의 소외를 야기한다는 전통적 담론을 넘어, 기술이 인간적 가치와 정서적 유대를 재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한다.
Park et al.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