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포스트휴먼의 사회에서 환상은 이미 물리적이며 현실적인 대상, 하나의 비인간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포스트휴먼 시대의 환상문학을 읽는 새로운 방법으로서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사변적 실재론의 철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사변적 실재론의 사유는 반상관주의에서 출발하여 존재들의 본질을 객체로 보는 데에 있다. 이에 객체의 특성을 ‘행위성’과 ‘배치’라는 키워드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객체들은 본질적으로 정의할 수 없지만 행위를 통해 그들의 실재함을 증명하며, 이 행위성은 다른 객체들과의 관계, 즉 임의적인 배치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발휘한다. 또한 객체들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중요하다. 에일리언 현상학과 탈인지 이론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객체들의 실재함을 인지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이론들로 제시된다. 그리고 이 경험은 저주체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저주체란 초주체 중심의 사유에서 벗어나 포스트휴먼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인간 주체에 대한 대안적 사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보라의 『저주토끼』의 서사는 우선, 환상을 실재하는 것, 즉 객체로서 제시하고, 나아가 그러한 객체를 감각적이며 탈인지의 방식으로 경험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쓰여 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인간이 세계의 존재나 인식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것, 인간이 모든 일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데에 있다. 실재하는 것으로서의 환상이 우리에게 경험하게 하는 것은 진정한 포스트휴먼, 인간을 넘어선 인간이자 인간주의 이후의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와 자세는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것이다.
Sola Chin (Tue,) studied this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