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사망한 북한의 김일성은 동시대로부터 서서히 잊혀지는 망각의 역사적 존재가 아니다. 엄밀히 말해 아직까지도 인간 김일성의 죽음은 완결되지 않고 있다. 생존 시기 김일성은 우상화 기획에 의해 그의 ‘신도’ 인민들을 주도면밀하게 교화(敎化)시켰고, 그 결과 과거 김일성의 인민은 김일성의 교시를 불변의 계명으로 받아들인 후 생명을 걸고 지켜내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김일성의 말과 행동은 인민의 삶에 집요한 아비투스(habitus)로 내재하게 된다. 김일성과 북한 인민의 관계와 관련, 다소 과장하자면 김일성이 사망할 즈음 실제 다수의 북한인민은 김일성을 거의 신적 존재로 숭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김일성 역시 스스로를 거의 신적 존재와 동일시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바로 이점이 김일성과 여타 사회주의권 지도자들의 결정적 차이다. 북한체제의 정체성과 관련, 북한에서 종교 국가의 특징이 발견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우리의 논의는 이제 인간학적 화두로 전환하고 있다. 왜냐하면 김일성 또한 분명 태어남과 죽음을 경험한 개별 인간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익히 알고 있듯 인간 김일성은 죽음이라는 실존적 한계를 끝내 극복할 수 없었다. 북한의 인민들이 성화(聖化)된 ‘태양’,김일성을 실제 신앙할 수도 있다. 물론 북한인민의 태도를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것은 우리의 몫은 아니다. 다만 그들이 숭배하는 존재의 양태가 성화된 존재이든, 인간 김일성이든 우리가 마주하는 현상은 종교적 담론으로 읽혀질 수 있는 김일성과 북한체제의 독특성이다. 우리는 북한 권력이 치밀하게 기획하고 추진해 온 인위적인 김일성의 불멸 신화, 다시 말해 이미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지평에 수렴되지 못하는 인간 김일성의 개인적 불행과 더불어 여전히 그를 신앙하는 인민의 종교적 행위를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공된 종교의 지속성을 확인하고 있다. 북한에는 죽지 못하는 인간, 즉 만들어진 신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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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 KIM
Studies in Religion(The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for the History of Relig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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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 KIM (Tue,) studied this question.
www.synapsesocial.com/papers/69df2a4be4eeef8a2a6af7b0 — DOI: https://doi.org/10.21457/kars.2026.3.86.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