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공학은 기억을 정보 처리 과정의 일환으로 간주하는 인지심리학의 기억모델을 청사진으로 삼아,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기제인 ‘에이전트 메모리’를 구축하고 있다. 이 메모리는 세계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개별 사용자와의 상호작용 이력을 축적⋅활용함으로써 ‘나를 기억하는 기술적 타자’와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에이전트 메모리의 기술적 구조를 살펴보고, 그 설계 과정에서 인간의 경험이 효율성, 계산 가능성, 제어를 핵심 가치로 삼는 공학적 합리성에 의해 포섭되는 양상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에이전트 메모리가 ‘인간과 유사한 기억 체계’로 유비되는 과정에서 저장⋅검색⋅갱신 가능한 데이터만이 유효한 기억의 지위를 획득하게 되고, 이러한 기술적 지위가 다시 인간 기억을 이해하는 준거 틀로 투사될 때의 위험성을 논의한다. 즉, 에이전트 메모리가 인간의 기억을 모방하는 단순한 저장 장치가 아니라 인간과 기억이란 ‘무엇’이며,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암묵적으로 제시하는 설계의 정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논증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가 기술의 유용성이나 위험성을 평가하는 차원을 넘어, 에이전트 메모리가 인간-기계 커뮤니케이션의 조건을 구성하고 인간이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이해하는 틀에 개입하는 행위성을 지닌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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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Yun
Media Gender &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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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Yun (Tue,) studied this question.
www.synapsesocial.com/papers/69df2a99e4eeef8a2a6af940 — DOI: https://doi.org/10.38196/mgc.2026.3.41.1.53